-
20대 들을 위한 조언: 하루라도, 단 하루라도 빨리 독립하라. 신캥거루족이라니생각들 2020. 4. 23. 14:51
신캥거루족이 뭐에요?
오늘 카카오톡의 기사코너를 눈팅하다가 "신캥거루족"의 길을 택하고 있는 젊은층이 많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기사를 읽으면서 뭔가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지식백과로 신캥거루족의 사전적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보자.
직장과 독립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에게 생활비 등을 내고 함께 사는 자녀를 말한다. 비싼 집값, 맞벌이로 인한 자녀 양육 문제,
재테크등 어려운 세태가 등장 배경이 됐다.그렇다. 과거에는 직장과 독립할 능력이 없어서 부모와 함께 살았던 캥거루족이 존재해 왔었다면 요즘에는 직장과 독립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택하는 자녀들, 즉 신캥거루족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제일 큰 문제로는 바로 사회초년생의 쥐꼬리만한 월급으로는 택도없는 비싼 집값 그리고 비싼 집값...이있다. 또 다른 이유들로는 비싼 월세를 주고 나가서 사서 고생하며 따로사느니 부모님께 얼마간의 생활비를 드리고 맘편히 맛있고 건강한 엄마표 집밥을 먹으며 사는것에 더 큰 이점을 느껴서도 있을 것이다. 신캥거루족, 경제적으로는 분명 실보다는 득이 많은것이 확실하다.
20대 혹은 30대로서, 신캥거루족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그런데 말이다. 나는 이러한 문제를 경제적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이해하고 싶지는 않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캥거루족이기를 택하는 것은 한 독립된 성인으로서 빠르고 확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과 같다. 너무 극단적인 의견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자. 부모님과 같이 지낸다는 것은 곧 여태까지 태어나서 유년기 청년기를 거쳐 살아왔던 나의 삶의 환경을 계속 유지하는 것과 같다. 그것이 뭐가 문제냐고? 나는 부모님께 생활비도 드리고 밥도 알아서 해먹고 설거지도 도와드리고 빨래도 알아서한다. 그런데 왜? 부모님과 같이 살지만 충분히 독립된 성인이다.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
왜 독립을 해야하는가?
그렇지만 부모님과 완벽히 분리된 공간으로 이사를 가고, 그 낯설고 텅 빈 나 혼자만의 공간에서 첫날밤에 드는 오만가지 감정은 절대 부모님 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었다. 특히 부모님과 지리적으로도 엄청 떨어져 있어서 자주 찾아뵙지 못할 때는 그 효과가 더 크다. 독립을 하고 나서 당장에 그런 감정을 못 느낄 수도 있다. 오히려 자유로워서, 부모님의 간섭없이 내 마음대로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신나고 즐거운 감정이 들수도 있다. 밤 늦게까지 놀다가 들어와도 뭐라하는 사람없고 친구들을 불러다가 파티를 해도 되고 이제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의 한계는 무한정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이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이제 정말 나는 부모님의 아늑한 품안이 아닌 사회라는 정글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거구나. 빨래, 설거지, 청소, 밥 차려먹기 등등 사소한 하나하나까지도 내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해나가지 않으면 다 엉망이 될 수도 있구나. 이제 더이상 밥 먹어라, 청소해라, 빨래통에 빨래 넣어라 등등의 잔소리없이 내가 알아서 다 해나가야 하는구나. 빨래도 처음하다보면 세탁기를 어떻게 돌리는지 작동법도 모르고(부끄럽지만 내 이야기다) 세제는 얼마를 넣어야 적당한 건지, 장은 뭘 보고, 장본 음식으로 일주일 식단은 어떻게 차려 먹을건지, 화장실 청소도 이젠 내가 알아서 다 해야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좀 더 내 안의 주인의식(?)이 깨어났던 것 같다. 또 이런 것들을 하나씩 직접 해나가면서 나 자신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던 것 같다. 아 나는 이런 점이 삶에서 중요하구나. 아 나는 이렇게 내 삶을 운용해 나갈 때 행복하구나.
독립된 공간은 부모님이나 타인의 취향의 물건들이 아닌 오로지 내가 고른, 내가 좋아해서 채워놓은 것들로 가득한 공간이어야 한다. 그 공간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게서 에너지를 받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또 다시 다가오는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나는 일찍 독립한 편이고 지금도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독립을 하고 홀로 지내는 순간 정말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었던 지라... 지금은 오랜 자취경험으로 사막에 떨궈져도 혼자 잘 살아갈 자신이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나만의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장봐다가 해먹고 나날이 늘어가는 요리실력에 소소한 뿌듯함을 느끼길 바란다(
msg만 좀 첨가해주면 찌개도 식당에서 먹는 그 맛).'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후회없는 인생 (0) 2020.05.01 돈버는 방법(창업, 경제지식, 디지털노마드, 부업) (0) 2019.05.31 요즘 같은 시대에 정직함이 밥먹여 주나요? (a.k.a. 호구) (0) 2018.05.01 음악의 힘 (0) 2018.04.27 인생을 진정으로 즐기는 방법 (20대 후반의 생각) (0) 2018.03.07